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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성격을 고치고 싶어요" 법륜 스님의 답변

성격을 고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으시지요? 이런 성격으로 살아서는 안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지만, 막상 고쳐보려고 하면 쉽게 고쳐지지가 않습니다. 이럴 땐 어떻게 마음을 가져야 될까요? 



- 질문자 : “외갓집에서 많은 배려를 받으며 이기적으로 자랐습니다. 나를 사랑해 주면 그 사람 말에 복종하고, 구속을 당하는 느낌에 답답해하면서도 헤쳐 나갈 힘도 없습니다. 그래서 다가오는 사람은 두려워하고 다가오지 않으면 섭섭해 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 법륜 스님 : "인생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문제를 삼아 그 문제를 열심히 해결하는 방법이 있고, 다른 하나는 문제 삼지 않아 아무것도 해결할 것이 없는 방법입니다. 문제를 삼아 부지런히 해결한다는 것은 꿈속에서 강도를 만나 ‘살려 달라’며 아우성치며 부지런히 도망 다니는 것과 같고, 문제 삼지 않아 아무 해결할 일도 없다는 것은 눈을 번쩍 떠 꿈을 깨니 아무도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없기에 아우성칠 일도 없고 도움을 청할 일도 없다는 것과 같습니다.


한 생각 내려놓으니, 즉 문제 삼지 않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 다시 문제 삼으니 온갖 문제가 다 있다 이 말이에요. 이렇게 문제를 삼을 때는 무엇이 문제인지 계속 연구해 보면 나중에 문제라고 할 것이 없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이게 제법이 공한 이치를 깨치는 거예요. 그래서 문제 삼는 내 마음을 내려놔 버리게 되는 것이지요.


겨울에 눈이 많이 와서 응달에 꽁꽁 언 잔설이 많을 때, 그 눈을 치우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눈을 일일이 다 곡괭이로 쪼개서 삽으로 퍼서 갖다 버리는 방법이 있고, 녹아 없어지기를 그냥 지켜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두 가지 방법 중 필요에 따라 한 가지를 선택해서 하면 됩니다. 눈이 쌓여 있는 곳이 특별히 불편하지 않고 쓸모가 없으면 공연히 퍼낼 필요 없이 녹을 때까지 놔두면 되고, 그 눈 때문에 통행에 불편이 있다든지 그곳에 곡식을 심어야 된다든지 하면 어차피 녹을 눈이라도 지금 없애야 되기에 힘들여서 파내야 합니다.


내가 가진 이런저런 성격 문제가 남한테 별로 피해가 안 갈 때에는 고치려고 애쓸 것 없이 그냥 지켜보면서 내버려둬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내 성격 문제가 부부나 자식과 심각한 갈등 요인이 될 때에는 바로 고쳐야 되겠지요. 


질문자는 할머니에게 귀여움만 받고 자란 것이 뇌리 속의 프로그램으로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고치려고 해도 잘 안 되지요. 주의를 하면 고쳐지는 것 같지만 방심하면 저절로 어릴 적 습관이 나와 버립니다. 그래서 남이 나를 이기적이라고 하니까 이기적인가 보다 하는 거지요,


지금 자신의 성격적인 결함을 알고 있으니, 그 결함을 인정하고 겸손하게 살아가면 됩니다. 또 이 중 몇 가지는 조금 고쳐서 살았으면 좋겠다 싶으면 고치면 됩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없습니다. 남이 나를 이기적이라고 지적하면 ‘감사합니다’ 하면서 지적받은 것을 탁 놓아버리면 됩니다. 내 생긴 대로 살다가 남이 지적하면 반발하지 않고 ‘알겠습니다’ 하고 그 부분을 고치면 돼요.


내 성격을 고친다는 게 현실적으로 조금 어렵습니다.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아니라 아주 다급해야 고쳐지지 평상시에 그것을 고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그러니 안 되는 것은 포기하고 어느 정도는 짊어지고 산다 해도 별 지장이 없으니 그런 한계를 인정하고 살면 됩니다. ‘나는 성격적인 결함이 있다’ 하고 너무 문제 삼아 버리면 자기 비하라든지 열등의식에 사로잡히게 되고, 그러면 오히려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드는 것입니다."


* 3월28일부터 6월20일까지 2014 희망세상만들기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시군구에서 열립니다.  우리동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이 책으로 엮어져 나왔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삶이 조금씩 행복해짐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