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미국 LA에서 법륜 스님의 행복한 대화 즉문즉설 강연이 있는 날입니다. 오전 7시 15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오전 5시 10분 워싱턴 미주 정토회관에서 워싱턴 볼티모어 국제공항(BWI)으로 출발하였습니다. 김지현 법우와 회관 근처에 살고 있는 이보람 법우가 운전하여 공항에 도착한 후 수속을 밟고 LA로 향했습니다. 5시간 30분 비행이라 비행기 안에서 준비해온 음식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였습니다.

LA 국제공항에 도착하니 LA정토회 전 대표인 이경택 님과 서부지구 행자 대회에 참석하러 온 시애틀 정토회 주상휴 지구장, 김효경 총무 등 시애틀 정토회 회원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반갑게 인사하고 LA 정토법당으로 출발하였습니다.

LA 법당에 도착하니 미리 도착해 있던 각 지역 정토행자들로 인해 잔칫날 같았습니다. 스님은 법당에 들어와서 부처님 전에 삼배로 인사를 드렸습니다. 스님을 기다리고 있던 정토행자들도 1년 만에 만나는 스님께 삼배로 인사드렸습니다. 스님도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고 반갑게 인사하였습니다.

이어 스님은 옆의 스리랑카 절의 큰스님 75세 생신 기념이라고 하여 큰스님께 인사드리러 갔습니다.

스님은 큰스님께 반갑게 인사하고 법당을 참배하였습니다.

스리랑카 절의 큰스님과 스님들은 차와 음식을 준비해놓고 스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작년에 방문했을 때도 큰스님은 어린이 법회의 중요성을 얘기하면서 "정토회에서 꼭 어린이 법회를 하면 좋겠다"고 의견을 주었습니다. 또한 큰 스님은 "각 나라 절마다 노인들이 돌아가게 되면 점점 불교 신자 수도 적어지고 특히 어린이들이 없는데 유독 정토회는 청년들과 젊은 분들이 많다"고 하면서 "법륜 스님의 역할이 크다고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스님은 "검토해서 함께 어린이 법회가 열릴 수 있도록 준비해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큰스님의 75세 생신을 맞아 스님은 큰스님께 보시를 하며 "LA 정토회원들을 잘 돌봐주어서 감사하다"고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큰스님과 스리랑카 스님들과 인사를 한 다음 정토법당으로 돌아와 LA 정토회원들이 준비한 음식으로 함께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이어 바로 초대 LA 정토회 총무를 역임하고 LA 정토회의 밑바닥을 다진 박명귀 님 댁으로 이동하여 법인 관련하여 변호사님과 미팅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LA 정토회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김소연 님이 만불을 미국 JTS에 보시하여 민덕홍 JTS 사무국장에게 전달하였습니다.

스님은 인근 한인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박명귀 님, 이승훈, 고본화 님 부부, 서일환, 서지혜 님 부부, 단김 님 부부, 김순애 님 부부, 이경택 김명례 님 부부, 배염 님 등 LA 정토회 초창기 멤버 12명과 함께 초창기 스님의 전법활동과 회원들의 얘기 등 에피소드를 얘기하면서 이른 저녁식사를 함께 하였습니다.

고 이강준 법사님(박명귀 님의 부군)이 1992년에 LA로 스님을 초청하여 LA를 처음 방문하고 1993년도에 LA에서 처음으로 깨달음의 장과 법회를 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후 순회법회, 깨달음의 장, 나눔의 장을 열고, 이분들이 주축이 되어 2002년 쿠야먀 밸리 LA 정토수련원을 구입하였습니다. 2003년 3월에 쿠야야 밸리 LA 정토수련원이 개원되었고, 지금도 많은 분들이 수련의 기쁨을 맛보고 있습니다. 그때 뵙던 분들을 모두 한자리에서 다시 뵈니 감개무량하였습니다. 스님은 "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다"고 초창기 멤버분들께 깊이 감사인사를 하고 저녁식사를 대접했습니다. "매년 한 차례씩 이런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하여 모두 함박 웃음을 지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다함께 오늘 강연이 열리는 곳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싱가포르, 독일 프랑크푸르트, 미국 뉴저지 에디슨에 이은 2018년 해외 네 번째 한국어 강연으로, 한인 타운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교회 대강당에서 저녁 7시부터 열렸습니다.

강연장으로 들어가는 스님▲ 강연장으로 들어가는 스님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에 바람이 솔솔 부는 남부 캘리포니아의 전형적인 온화한 날씨입니다. 오후 4시가 되자 LA정토법당 봉사자들이 강연장에 속속 모여들었습니다. 책과 강연 물품을 나르고 배너를 다는 등 총 44명의 봉사자가 모두 웃으며 기꺼이 준비하는 모습이 정겨워 보였습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김석준 님을 포함하여 7명이 5시간 운전을 하여 스님 강연을 듣기 위해서 왔다고 합니다. 함께 인사하고 기념사진도 촬영하였습니다. 2014년 세계 100강 이후로 강연을 하러 라스베이거스를 찾지 못하고 있어 라스베이거스 열린 법회 분들이 직접 스님을 뵈러 온 것이었습니다.

라스베이거스 열린 법회 회원들과 기념사진▲ 라스베이거스 열린 법회 회원들과 기념사진

이어 초창기 멤버분들 중에서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분들을 제외하고 강연장에 있는 분들과 함께 오랜만에 만난 것을 기념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하였습니다.

LA정토회 초창기 회원들과 기념사진▲ LA정토회 초창기 회원들과 기념사진

스님 소개 영상이 끝나고 큰 박수와 함께 무대에 오른 스님은 청중에게 반 배로 인사하며 "안녕하세요" 하고 말문을 연 뒤, 2007년부터 해마다 장소를 무료로 후원해주는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교회에 감사의 말씀을 전하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즉문즉설은 ‘결혼을 할까요, 말까요?’, ‘돈을 빌려줄까요, 말까요?’ 하는 고민의 답을 얻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고뇌를 가지고 대화하면서 무지를 깨우치고 자유와 행복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질문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 강연에서는 모두 9명이 질문을 하였습니다.

‘혼자 사는데 죽은 후 시간이 지난 뒤에 발견되면 추한 모습을 보이는 게 창피할까 걱정입니다.'
'12년 전에 중풍에 걸렸는데 10년이 지나니까 희망이 없어지고 힘듭니다.'
'태아에 문제가 있다 해서 지웠는데 죄책감이 듭니다.'
'저는 엄마를 경제적으로 도와드리고 있는데 그러지 못하는 동생이 밉습니다.'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인데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지?'
'미세 플라스틱 등 인간이 지구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고 통일도 할 수 있을지?'
'호스피스(임종 시설)에서 일하고 있는데 의사로서 환각작용이 있는 진통제를 처방하는 것이 괜찮은지?'
'치매인 장인 장모님을 계속 도와드려야 하는지? 인생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지?’

오늘은 이 중에서 예비 엄마와 스님의 즉문즉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입니다.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키워야 할까요? 부모와 자식은 어떤 인연입니까?"

“부모와 자식은 그냥 부모와 자식 인연이지, 뭘 그렇게 어렵게 생각해요. 보통은 자식이 부모가 거는 기대만큼 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요. 부모는 자식이 기대에 못 미치니 자꾸 잔소리를 하고, 자식은 부모로부터 잔소리를 듣고 속박을 받으니까 부모 자식이 원수가 될 때가 많아요. 부부의 경우도 서로 기대하는 만큼 안 이루어지니까 원수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현재의 결과를 보고 과거를 유추해서 ‘전생의 원수가 부부가 된다’, ‘전생의 원수가 자식으로 태어난다’ 이런 속설이 생긴 거예요. 굳이 질문자가 ‘자식이 나하고 무슨 인연일까’라고 묻는다면 ‘원수가 태어났다’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요” (모두 웃음)

“부모가 자식을 낳고 키우는 것을 힘들어하면 대부분 그 자식은 불효를 하거나 부모의 기대에 못 미칩니다. 그러니 엄청나게 죽을 고생을 하며 자식을 키우면 대부분 기대에 못 미칩니다.

그럼 자식은 어떻게 키워야 될까요? 재미있게 키워야 돼요. 어릴 때는 기저귀도 갈아주고 음식도 먹여주고 하는 게 힘은 좀 들지만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낫고, 또 아이 키우는 게 재미있어야 돼요. 그래서 키우는 게 별로 힘이 안 들어야 돼요. 다른 사람들이 ‘애 키우는 거 힘들죠?’라고 물어도 ‘할 게 뭐 있어요? 밥 한 숟가락 주면 되고 기저귀 좀 빨아주면 되죠. 전 괜찮습니다. 별 것 아닙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게 키우면 자식이 다 잘 돼요. 왜 그럴까요?

자식을 키우는데 엄마가 너무 힘들면 벌써 엄마를 고생시킨 것이 되니 그 아이는 엄마에게 불효를 하는 것이 되죠. 그러니까 잘 될 수가 없어요. 그런데 애를 키우는데 재미가 있고 별로 힘도 안 들면 아이가 벌써 어릴 때부터 엄마를 기쁘게 하니까 아이는 효자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아이가 잘 되는 겁니다. 애를 어떻게 키울까 너무 고민하면 대부분 아이가 잘못됩니다. 질문자는 애가 생기면 낳고, 낳았으면 젖 먹이면서 대충 키우되 부부 사이가 좋아야 돼요. 남편을 소외시켜두고 아이한테만 너무 신경 쓰면 아이가 나빠져요. 부부는 서로 좋고, 애는 대충 키워야 합니다.

그러나 아이를 야단치고 학대하면 심리적 위축에 의해서 아이의 뇌가 발달이 잘 안돼요. 아이가 뭘 해도 아이한테 야단을 쳐도 안되고, 아이가 하자는 대로 해도 안돼요. 아이가 하자는 대로 다 해주면 버릇이 나빠지고, 또 야단을 치면 심리가 억압이 돼요. 아이가 아무리 고집을 피워도 해서 안 되겠다고 생각하면 안 해줘야 돼요. 그렇다고 엄마가 ‘안돼’라고 큰 소리치면서 아이를 야단 치면 안돼요. 예를 들면 다 자란 아이라도 ‘엄마, 나 스케이트 사 줘’라고 할 때 사줄 형편이 되면 사주고 사 줄 형편이 안되면 ‘형편이 안되는데 못 사주겠구나’라고 대답하면 됩니다.

‘유학 가고 싶습니다’라고 하면 ‘그래, 그럼 가거라' 하고, ‘학비 주세요’라고 하면 ‘돈이 없구나’ 하면 돼요. 이렇게 아이들과는 절대로 신경질을 내며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얘기하고, 만약 아이가 ‘옆집 애는 사주는데 엄마는 왜 안 사줘요?’라고 하면 ‘그건 이웃집 이야기란다'라고 하면 돼요. 아이가 ‘제대로 안 해 줄려면 왜 날 낳았어’라고 하면 ‘그럼 그 집에 태어나지 왜 나한테서 태어났니’라고 하고요. (모두 웃음)

이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가볍게 받아들이고, 해줄 건 해주고, 안 해 줄 건 안 해주고 이렇게 해야지, 한국 엄마들은 아이를 윽박지르고는 또 원하는 것을 해줘요. 윽박질러서 아이를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고는 또 원하는 것을 해줘서 버릇을 나쁘게 만듭니다. 아이를 나쁘게 하는 두 가지를 모두 하는 거예요. 이게 어리석음이에요. 애 키우는 것은 전혀 걱정하지 말고 기분 좋게 남편하고 잘 살고, 애 낳으면 적당하게 키우면 돼요. 그렇게 가볍게 키워야 애가 잘 돼요. (대중 박수)

저는 자랄 때 형제가 여섯이었는데, 저희 어머니가 요즈음 사람들처럼 책 보고 연구하면서 온갖 정성을 들여 키우셨을까요? 대충 내버려 뒀어도 다 알아서 잘 커요. 개도 강아지 키우고, 닭도 병아리 키우며 잘 삽니다. (대중 웃음)

모든 생명체는 따라 배우도록 되어 있어요. 엄마가 늘 기쁜 마음을 가지면 아이 심리가 밝아지지만, 엄마가 애 키운다고 늘 힘들어하고 인상 쓰고 있으면 아이의 심리가 위축돼요. 그러니까 애를 낳아서 가볍게 키우면 엄마와 아이 모두에게 좋고, 아이 키우는 것을 너무 힘들게 키우면 엄마와 아이 모두에게 나쁘니 지금부터 미리 걱정하지 말아야 돼요. 엄마가 늘 조마조마해하고 걱정하면 그런 엄마의 심리를 닮아 아이의 심리가 불안해집니다. 집에서 출산하든, 병원에서 출산하든, 어떻게 키울지 미리 걱정하지 말고 가볍게 생각하세요. 그래야 아이가 나중에 크면 훌륭해집니다.”

총 550명이 참가한 오늘 강연은 시작부터 끝까지 웃음과 재미, 감동이 함께 했습니다. 참가자들의 집중도가 높았고 스님이 중간중간 질문을 하면 노래를 주고받는 것처럼 답이 나와 스님과 청중이 함께 호흡하는 강연이었습니다. 스님은 "삶을 긍정적으로 보고 행복하게 사시기 바란다"는 말씀으로 강연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자리가 없을지도 몰라서 빨리 왔다는 참가자 한 분에게 소감을 물었습니다. 오늘 강연장에 제일 먼저 도착한 분입니다.

“너무 좋았어요. 생각이 바뀌었어요. 질문이 다 내 얘기 같고 너무 감사해요.”

강연장에 왔을 때보다 훨씬 밝고 환해진 얼굴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어진 책 사인회에서는 준비된 책들이 대부분 소진되고 스님과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봉사자들은 하하 호호 웃으며 뒷정리를 한 후 강연 소감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밝은 얼굴로 나가는 참가자들을 보면서 행복이 커짐을 느꼈습니다.

강연에 봉사한 LA정토회 회원분들과 함께▲ 강연에 봉사한 LA정토회 회원분들과 함께

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스님은 수고가 많았다고 감사의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내일 LA 정토수련원에서 만나자"고 한 후 다같이 헤어졌습니다. 오늘 밤에는 정토행자대회를 준비하러 선주 법사, 안혜란 총무, 이정인 해외지부 사무국장 등 차 3대가 미리 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내일은 제5차 해외 정토행자 대회 북미 서부지구 대회가 쿠야마 밸리에 위치한 LA 정토수련원에서 열립니다. 서부지구 각 지역에서 참가한 정토행자들의 소식을 쿠야아 밸리에서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김순영, 김혜진, 이창석, 강보란, 윤진구, 최영희, 백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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